미국은 한국의 신용 시스템과 완전히 별개로 운영됩니다. 한국에서 신용카드를 오래 쓰셨더라도 미국에 처음 오시면 신용 기록이 전혀 없는 상태(credit invisible)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신용점수는 신용카드 발급 심사뿐 아니라 렌트 계약, 자동차 할부, 휴대폰 개통, 주택담보대출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기에 차근차근 쌓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용 기록이 없으면 일반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담보형(secured) 신용카드입니다. 본인이 일정 금액을 보증금으로 예치하면 그 금액만큼 한도가 설정되는 카드로, 대부분의 주요 은행에서 발급 가능합니다. 매달 사용액을 연체 없이 갚아나가면 신용 기록이 쌓이고, 일정 기간 후 일반 카드로 전환되거나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지인 중 미국에서 오래 신용카드를 사용해 온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카드에 "authorized user(추가 사용자)"로 등록되는 방법도 있습니다. 카드 소유자의 신용 사용 이력이 본인의 신용 기록에도 반영될 수 있어 초기 신용 형성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카드 소유자의 연체 등 부정적인 기록도 함께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신뢰할 수 있는 상대와만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부 은행이나 신용조합(credit union)에서는 신용 형성을 목적으로 한 소액 대출 상품을 제공합니다. 대출금을 실제로 손에 쥐는 게 아니라 은행이 예치해두고, 매달 정해진 금액을 상환하면 그 납입 기록이 신용 기록에 쌓이는 방식입니다. 완납 후에는 예치금을 돌려받습니다.
많은 은행과 카드사가 앱을 통해 무료로 신용점수를 보여줍니다. 또한 연방법에 따라 3대 신용평가기관(Equifax, Experian, TransUnion)으로부터 매년 무료로 신용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는 공식 경로가 있으니, 정기적으로 확인해 오류나 부정 사용이 없는지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신용점수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습니다. 담보형 카드나 credit-builder 대출로 시작해서, 연체 없이 꾸준히 사용하고 상환하는 기록을 12개월 이상 쌓으면 이후 일반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 주택 대출 심사에서 훨씬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습니다.